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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이야기 ep.01-1 :: 배움이란? 두번째 이야기나를 찾는 논어여행 2020. 12. 6. 10:08
공자가 말했다.
“묵묵히 알아가며, 배우고 싫증내지 아니하며,남을 가르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는데
내게 무엇이 갖추어져 있는가?”
<술이편 7-2>
배우고 가르치는데 있어서 열정적이지만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과정에 몰입하여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공자 나름의 채찍이다.더욱 더 정진하면서 덕이 닦여지지 않은 것,
학업이 탐구되지 않는 것,
정의를 말하면서도 실천에 옮겨지지 않은 것,
선하지 않는 것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 것을
근심으로 삼으면서 즐기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런 이유로 논어의 첫 구절이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로 시작한다.
배우고 익히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제자들 중에무사 기질이 강한 자로가
공자학당에 들어가기 전에 공자께
“주먹이 최고 다, 그까짓 글자공부해서 뭐 하냐”
고 덤비다가 급소를 한 방 맞고 뒤로 물러나 무릎을 꿇은 적이 있다.
이때 공자가 남산의 대나무를 비유하여 배움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자로가“남산에 대나무는 저절로 바르게 자란다.
잘라서 화살로 쓰면 무기가 되는데
배워서 무엇 하겠느냐”
고 따지듯 묻자, 공자가
“화살 한 쪽에 깃을 꽂고다른 한 쪽에 화살촉을 꽂으면 더 깊게,
더 멀리 나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기 공자세가>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지만 후천적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가르침이다.
공자의 가르침에 충격을 받고 멍한 자로가 느낀 바 있어가르침을 받겠다고 했다.
더하여 힘자랑만 하고 배우기를 게을리 하는 자로에게
공자는 6언6폐를 말한다.
“어진 것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우둔해지고,
지혜를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방자해지고,
믿음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도적이되고,
정직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가혹해지고,
용기를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난폭해지고,
굳셈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무모 해진다.”
<양화편17-8>
세상을 살아가는 덕목으로
‘어짊, 지혜, 믿음, 정직, 용기, 굳셈’의 6가지를 말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발생하는 폐단을 지적한 것이다.
① 어진 것을 좋아하지만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어리석어진다.‘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는 고사성어를 보자.
송나라 양공이 인접한 정나라와 남방에 있는
초나라와의 우호관계를 깨기 위해 공격했다.
예상대로 초나라가 구원군을 파견하자,
홍수泓水로 먼저 이동해 결전을 준비했다.
양공은 초나라 군사가 강을 건너는 절호의 기회에공격을 건의한 참모들의 건의를 묵살했다.
‘상대의 약점을 노리는 것은 군자의 도리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강을 건넌 적군이 대열을 정비할 때
재차 공격을 건의하였으나 또 묵살했다.
적군이 전투태세를 갖춘 후 시작한 싸움에서 송나라는 대패하고
양공은 목숨까지 잃었다.
개인적인 도덕률에 빠져 군주로서본분을 망각한 것이다.
② 풍부한 경험과 지식으로 지혜를 쌓았어도상대를 무시하는 방자한 태도는 둘의 관계를 소원하게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극한상황에서 정도를 말하지 않고
권도權道를 강조한다.
권도란 처해진 상황에 맞게 저울질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길가는 여자의 손을 잡으면 성추행범이 되지만
여름에 물놀이를 하다가 물에 빠져 죽음의 위기에 처한
여자를 보면 손을 잡아 구조하는 것이 권도이다.
③ 믿음 또한 자기의 믿음만 강조하면상대를 괴롭히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가끔 공공장소에서
“믿습니까? 믿으세요.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갑니다.”
라고 협박성 포교를 하는 사람들.
조직 내에서 상위 직위에 있는 사람의
종교적 강요행위를 보면 도적의 무리라고 생각한다.
④ 정직을 너무 강조하면 상대의 목을 조르고 압박하는 오류를 범한다.양을 훔친 아버지를 아들이 신고해야 할까?
논어에서는
“아버지는 아들을 숨겨주고 아들은 아버지를 숨겨주어라”
고 말한다.
아버지가 자식을 보호하는 것은 자애이고,
자식이 아버지를 비호하는 것은 효이니
이는 법을 초월한 천륜이다.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에우티푸론은 사람을 죽인 아버지를 살인죄로 고소하기 위해
법정에 가던 중 소크라테스를 만났다.
“아버지를 고발하는 건 불경한 일인데
자신이 불경한 일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냐?”
고 에우티프론에게 묻는다.
일련의 질문과 답변의 과정을 거쳐도
에우티프론은 자기 아버지를
고발하는 행위(경건함)에확신이 서지 않았다.
⑤ 용기를 너무 내세우다보면 난폭해진다.남산의 대나무와 같이 굳셈을 강조하다보면
경솔해져 절제력이 없다.
자로는 공자학당에 들어가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서
용기 있고 충직한 제자로 인정받았으나
말년이 좋지 않았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급한 마음과 경솔한 행동으로
괴외의 난 때 목숨을 잃었다.
⑥ 굳셈만 믿고 배우지 않으면 무모해진다.마치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으려 덤벼드는 것이나
맨 몸으로 깊은 강을 건너다 낭패를 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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