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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라 봄
    가족 2021. 3. 24. 23:51

    봉화산에 올라 눈을 감고 봉수대에 기대어 본다

    귀와 눈, 눌러 쓴 모자에도 바람이 일렁거린다

    물끄러미 숲 속을 바라보니

    개나리가 웃고 복사꽃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굴참나무 잎은 가지를 붙잡고 버티지만

    속 기운에 밀리고 바람에 치여  휘리릭 몇 바퀴 돌더니

    땅바닥에 주저 앉고 만다

     

    상춘객1, 점퍼와 안경을 벗어 들고 땀을 닦는데

    순간, 전화벨의 컬러링은 '비발디의 봄'을 내보낸다

    상춘객2, 휴대폰 자판기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다

    소중한 사람에게 봄 소식을 알리고 있겠지

     

    사계절이 운행하고 만물이 생장하지만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그저 바라(希) 봄(望)

    봄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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